KT "인터넷TV 시장 다 내 거야"
소니 PS3를 메가TV용 셋톱박스로 무료 보급 '승부수'
선두주자 하나로텔·셋톱박스 업체 등 관련업계 비상

KT가 11일부터 IPTV 서비스인 메가TV 셋톱박스로 공급 예정인 소니의 저가형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3'.

KT가 소니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시장장악을 위한 야심찬 승부수를 던졌다.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KT의 IPTV 서비스인 ‘메가TV’용 셋톱박스로 무료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IPTV 분야 경쟁사인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은 물론이고 KT에 셋톱박스를 공급해온 삼성전자, 휴맥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또 ‘엑스박스360’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놓고 소니와 다투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타격이 예상되는 등 업계에 파란이 일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와 제휴를 맺고 다음달 11일부터 PS3를 메가TV용 셋톱박스로 무료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KT 관계자는 “메가TV 3년 약정(월 8,000원)시 PS3를 월 1만원씩 받고 제공하는 방안과 무료 제공 등 2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나 무료 보급방안이 가능성 높다”며 “현재 3년 약정시 셋톱박스를 무료 제공하고 있으며 확실한 시장 장악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T는 PS3와 함께 벨킨사의 유ㆍ무선 인터넷공유기, 고화질 영상전송용 HDMI케이블 등도 실비를 받고 함께 제공할 방침이다.

KT가 PS3를 메가TV용 셋톱박스로 공급하는 이유는 인터넷 기능과 막강한 영상 기능 때문이다. PS3는 유ㆍ무선 인터넷접속 기능 및 웹브라우저가 들어있어 컴퓨터(PC)처럼 이메일, 웹 검색 등이 가능하다.

또 초고화질(풀HD) 영상과 차세대 DVD인 블루레이를 내장하고 있다. 따라서 IPTV용 셋톱박스로 보급하면 인터넷, 풀HD 영화감상, 게임까지 할 수 있어 일석삼조다.

이 같은 점에 주목해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은 SCEK와 PS3 공급을 추진해왔다.

KT로서는 메가TV 가입자 1인당 마케팅 비용을 100만원까지 감수할 방침이어서 PS3 가격이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PS3 가격은 51만8,000원.

그러나 SCEK는 다음달 11일부터 34만8,000원으로 가격을 낮춘 저가형 PS3를 따로 내놓고 이를 KT에 공급한다. 저가형 PS3는 하드디스크 용량을 기존 제품의 80GB에서 40GB로 낮춘 제품. 인터넷접속, 풀HD 영상, 블루레이 지원 기능은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PS3의 가입자 유치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연말까지 메가TV 가입자 목표인 3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PS3를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KT는 하나로텔레콤의 IPTV 서비스인 ‘하나TV’와 격차를 줄이고 내년에는 가입자를 130만명으로 확대해 전세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양 사의 IPTV 가입자는 하나로텔레콤 약 60만명, KT는 약 15만명이다. 그만큼 하나로텔레콤은 물론이고 올해 안에 IP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인 LG데이콤에게도 부담이다.

셋톱박스 및 게임기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KT의 메가TV용 셋톱박스를 공급중인 휴맥스, 삼성전자, 다산네트웍스 등 3개사는 앞으로 PS3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일본 소니측은 PS3의 KT 공급건을 글로벌 이슈로 꼽고 있다. IPTV용 셋톱박스로 PS3를 활용하는 방안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시험한 뒤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추진할 방침이다.

그만큼 PS3와 경쟁관계인 MS로서는 엑스박스360 판매에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IPTV 보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IPTV는 관련 법의 미비로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동영상 전송 및 일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다시보기 위주로 서비스 중이어서 가입자가 크게 늘지 못했다.

그러나 PS3를 셋톱박스로 보급하면 게임기 및 인터넷 이용자층까지 IPTV 가입자로 확보할 수 있다. 가입자가 늘어나면 정부도 어쩔 수 없이 관련 법 추진을 서두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용어설명>

◆ IPTV : 공중파나 케이블 아닌 인터넷으로 보는 TV. 무궁무진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 셋톱박스 : 인터넷TV용 시청장치. 인터넷에서 전송받은 콘텐츠를 TV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 PS3 : 일본 소니가 개발한 차세대 가정용 게임기로 TV에 연결해 게임을 즐기고 초고화질(HD) 영상의 차세대 DVD인 블루레이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얼마 안남았네요 11일이면, 재밌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