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화물센터에서 한참 짐을 부리고 있는데...
항상 일찍오는 기사가 꽤나 늦도록 안오더군요..
센타직원에게 전화를 시켜봤더니 전화 안받더라는..

어디서 퍼질러 자고 있나 싶었는데..
최초 형사에게 부재중 전화 확인차 연락이 왔고 병원에 누워 있다는것 까지만 확인을 했지요..

여튼 일단 일을 하러 나가야 하니 준비하고 나가려는데
한참 자고 있어야 할 담당 계장이 전화가 와서는.. 저에게 한마디 했을때...

내참..
그전에 드라마 같은것을 보면 뭔가 놀라운 얘기를 들었을때
듣는 사람이 "예??" 하고 오버하는 것을 보면서 삼류 작가에 삼류 연기구나.. 싶었는데..
그 삼류라고 생각했던 짓거리를 내가 하고야 말았네요..

"네???"
라고 되묻자 계장님이 다시 똑같이 대답해주었습니다..

"그사람 죽었데.."

대략 사고가 발생한지 2~3시간 만에 사망을 했더군요..

같은센터에서 일을 하고 매일 얼굴을 마주보고 있지만
서로 불편한부분도 있어서 어느정도 수준까지만 알고 지낼뿐
그렇게까지 유대감이 있다거나 친분이 있는것은 아니었는데..

같은일을 하는 동종업계의 얘기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래도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한동안 멍~ 해지더군요...
덕분에 평소 하던일도 이상하게 잘 안되고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둥.. 몸과 마음이 분리가 되어 버렸네요..

사고원인은 음주운전차량의 몸통박치기...
자세히 어디를 어떻게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알필요까지도 없지만....

내가 나 나름대로 조심운전 하는것도 중요 하지만..
평생 안전운전 하고 다녔는데 누가 와서 들이 받는건 어찌 피할까요...
그것도 굼뜬 화물차로...
오히려 피하려다가 도로이탈하면서 근처 구조물을 받으면서 더큰 피해가 날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사례도 직접 목격했고...

그저께밤에는 또 웃긴것이..
수원 홈플러스 앞 지하차도가 우로 굽은 2차선인데...
지하차도가 우로 굽어 있다보니 2차선쪽의 상황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데..
지하차도 출구 부근에 뭔가 거무티티한게 서있는듯..... 헐.. 11톤윙바디가 지하차도안에 그냥 서있네요..

냉큼 비상등과 후방조명등을 연신 깜빡이면서 주변 차량에게 위험을 환기시키고 별탈 없이 지나오긴 했는데...

30분후 같은 지점을 되돌아 오는데.. 뭔가 랙카의 싸이키가 꽤 많이 반짝이더군요..
그 멈춰서있던 11톤 차량을 견인하려고 모인것이라 생각했다가.. 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길래
슬쩍 서행하면서 봤더니...

11톤화물차 뒤에서 저와 동종업계의 동종모델의 화물차가 11톤차를 들이 받았더군요..
지나가면서 보니까 A필러와 B필러 사이어 거리가 절반으로 줄어 들었네요..
운전자는 못봐서 부상 상황을 보진 못했지만..

단순히 생각해서 데시보드와 스티어링이 50%더 내몸으로 가까이 와있다고 생각한다면..
뭐.. 안전벨트 안맸으면 복부와 가슴뼈에 심각한 타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어보이네요..

승용차들은 사고가 나면 어디가 어떻게 다치고 보험처리는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지만..
화물차들은 사고가 나면 내가 살 수 있을까 죽을까 이걸 더 고민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화물기사들은.. 인생 한방에 목숨 걸고 가족들 맥여살리려 애기 기저귀값 벌러 출근하러 나갑니다..